2009/10/31 16:48

트리케라톱스도 성장하는 과정일까

항상 호너의 생각은 재밌고 특이해요. :)
- 꼬깔님. 성장하는 과정일까 포스트에 남긴 덧글

세 종류의 파키케팔로사우리드 공룡을 성장 과정의 차이를 보이는 하나의 공룡으로 묶으려는 John R. Horner의 생각이 재미있고 특이하긴 하지만, 그가 진행하고 있는 다른 연구는 대단히 유명한 공룡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이 쪽이 좀 더 재미있고 특이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리케라톱스 Triceratops 는 완전한 골격이 많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두개골 화석이 발견되었다. 덕분에 과학자들은 트리케라톱스가 성장하면서 뿔과 프릴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트리케라톱스의 프릴에는 다른 케라톱시드 공룡에서 보이는 큰 구멍인 천공 fenestrae 이 없고, 에폭시피틀 epoccipital 이라는 독특한 뼈 구조가 작은 삼각형 모양으로 발달했다. 이 뼈는 나이가 들면서 골화하고 뭉툭해진다. 어린 시절에 위를 향하던 뿔의 방향은 성체가 될 수록 점점 정면을 향한다.



트리케라톱스 개체의 하나인 AMNH 5116이라는 화석이 있다. 프릴이 천공 없이 막힌 것을 보면 전형적인 트리케라톱스인데, 프릴에서 에폭시피틀 구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프릴은 뒤로 넓게 확장되었고 뿔의 각도는 거의 정면을 향하고 있다. 이 화석을 정면에서 보면 둥근 형태를 하고 있어야 할 프릴이 서서히 가운데가 패인 네모꼴로 변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천공이 없다는 점을 제외한 나머지의 특징은 트리케라톱스가 아닌 근연의 토로사우루스 Torosaurus 가 가진 특징과 비슷하다.

John R. Horner는 이에 착안해 이제까지 토로사우루스라고 생각한 공룡이 실은 다 자란 트리케라톱스일 것이라는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면을 향하는 뿔의 방향, 에폭시피틀 구조의 완전한 골화가 그 증거이며, 토로사우루스의 확장된 프릴과 천공은 완전한 성장 직전에 나타나는 2차 성징이라는 것이다. 이는 AMNH 5116이 왜 트리케라톱스와 토로사우루스의 중간형처럼 보이는지, 같은 시기와 장소에서 어떻게 두 종의 커다란 각룡이 동시에 번성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해답이 될 지도 모른다.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모른다. 분명 반론도 만만찮을 것이고 많은 논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앞서 이루어진 연구처럼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데다, 공룡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옳고 그름의 여부를 떠나 잔뜩 흥분할 수 밖에 없다.



참고문헌

- http://www.scientificamerican.com/blog/post.cfm?id=are-torosaurus-and-triceratops-one-2009-09-28
- http://dearkitty.blogsome.com/2009/09/29/torosaurus-triceratops-the-same-species

- 첫 번째 사진 출처 : http://channel.nationalgeographic.com/episode/bizarre-dinosaurs-4041#tab-Photos/3
- 두 번째 사진 출처 : http://www.livescience.com/animals/061010_triceratops_horns.html
- 네 번째 사진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kathika/2452486185 ⓒ Michael Gray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fmsf.egloos.com/tb/2732252 [도움말]
  • 켄트로사우린의 성장 단계 2009/10/31 23:25 #

    트리케라톱스도 성장하는 과정일까 by 보름달님보름달님 댁에서 트리케라톱스와 토로사우루스의 관계를 성장 단계로 생각하는 호너 박사의 재밌는 얘기를 봤습니다. 참 그럴 듯한 이야기다란 생각이 들면서도 뭔가 지나친 비약은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티라노사우루스 청소부설을 제기했던 호너 박사이기에 더욱 재밌게 느껴집니다. :) 그런데 같은 각룡류지만 다른 아과에 속하는 켄트로사우린(centrosaurine - 켄트로사우루스 아과)의 성장 단계...... more

  • Triceratops의 Cranial ontogeny와 관련한 SVP 초록 2009/11/01 01:51 #

    트리케라톱스도 성장하는 과정일까 by 보름달님보름달님 포스트를 보고 궁금해서 SVP 초록을 뒤적였습니다. 처음에는 Horner로 검색했는데 다른 것만 나오더라고요. :) 그래서 기사를 보고 Scannella로 검색하니 나오네요. 궁금하신 분은 참고하세요.아무튼, 많은 증거가 나오고 논문이 발표되면 참 재밌을 듯싶습니다.... more

핑백

  • 다원변주곡 : 만월장 in egloos : 티파티, 그 첫 번째 시간 2009-11-03 14:37:18 #

    ... 뿔의 형태를 보아하니 평범한 트리케라톱스 모형은 아닌 듯하다... John R. Horner에게는 이것이야말로 다 자란 트리케라톱스의 모습! 자세한 내용은 트리케라톱스도 성장하는 과정일까를 참고. 쉬르 리얼리즘에서 카르노타우루스 Carnotaurus 가 알로사우루스 Allosaurus 와 비슷한 점이 있어서 무리를 지어 용각류를 사냥할 ... more

덧글

  • Allenait 2009/10/31 17:03 # 답글

    호너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공룡의 종 수가 줄어들을 수도 있겠군요
  • 보름달 2009/10/31 19:55 #

    아무래도 그렇겠지요..
  • 제법잡종 2009/10/31 17:49 # 삭제 답글

    충분히 흥미롭고 있을수 있는 일이지만...만약 개체변이로 별난 녀석이 운좋게 화석이 되어 발견되었을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요? (고생물계에서는 그런 변수는 고려하지 않나;;;)
  • 보름달 2009/10/31 19:55 #

    개체변이를 일으킨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런 것까지 계산에 포함하긴 곤란하겠죠 ;;
  • 카놀리니 2009/10/31 18:54 # 답글

    어쩌면 단지 변종인거일지도 모르겠군요 설마 트리케라톱스도 토로사우루스도 아닌 제3의 무언가이던가요.........,
  • 보름달 2009/10/31 19:58 #

    호너의 파키케팔로사우루스 연구도 20개체가 넘는 화석을 바탕으로 한 것입니다. 논문이야 나오지도 않았으니 이번 연구에 얼마나 많은 개체를 연구하는지 모르지만 고작 저 화석 하나를 증거로 내세우진 않을겁니다. 로열 티렐 박물관의 트리케라톱스에서도 에폭시피틀의 완전한 골화와 둥글지 않은 프릴이 보이더군요..
  • 구이 2009/10/31 19:43 # 답글

    역시 호너 박사네요...청소부 티렉스 논란부터 참 쇼킹한...
  • 보름달 2009/10/31 20:07 #

    단순히 상상력이 풍부한건지, 통찰력이 있는건지.. 대단한 사람임은 분명하네요 :)
  • 꼬깔 2009/10/31 22:53 # 답글

    역시 재밌어요. :) Horner와 Bakker는 항상 독특한 발상을 내놓는 듯합니다. 그런데 평균적인 성체 크기가 트리케라톱스가 다소 컸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떻게 설명할 지도 궁금하고요. 프릴의 상측두창이 죽기 전에 생기는 이유도 설명이 쉽지 않을 듯해요. 만약 그렇다면 케라톱시니의 상측두창이 어릴 때는 작았다가 커졌다는 얘기가 되고 트리케라톱스는 일종의 유형성숙하는 특징이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 게다가 에오트리케라톱스까지 끼어들면 더욱 골치아파질 것 같은데요? :)
  • 보름달 2009/11/01 01:36 #

    문헌이 나오기 전까진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도 힘들 것같습니다 :) 메일링으로도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 영어 실력이 좀 더 좋다면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영어 공부는 언제나 열심히 +_+

    아직은 의구심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지만, 홀츠 박사의 말을 인용하자면 The arguments being made by Scanella, Horner & colleagues are based on a number of lines of evidence, and are most certainly very reasonably hypothesis. So it isn't that it "has to be", but rather "the data as they interpret it point towards this". 이게 정답인 것 같습니다. 분명 나름대로 충분한 증거를 들고나올테고, 저희로선 그것이 너무 기대되는 거겠죠 :)
  • 보름달 2009/11/01 01:39 #

    네이버에서는 이런 비슷한 글 - 학술지에 실리지는 않은 단순한 주장을 포스팅하면서, 단순한 주장에 불과함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에서 그 주장이 기정사실화된 듯이 언급되고 제 닉네임이 오르내린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야말로 신중을 기해 단순한 가설임을 강조하려 했는데 어떻게 의미전달이 잘 되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
  • 꼬깔 2009/11/01 01:44 #

    SVP 초록을 뒤져봤는데, Scanella 이름만 있더라고요. 내용은 이미 포스팅한 것과 같은 것이고요. 아무튼, 좀 더 많은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그런 일도 있으셨군요? 아무튼, 블로그에 글 올릴 때는 확실히 조심해야 하긴 합니다. :)
  • 주택 2009/10/31 23:17 # 삭제 답글

    역시 호너교수는 독특하군요
  • 보름달 2009/11/01 01:40 #

    역시 고생물학계에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
덧글 입력 영역


클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