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3 01:05

뿔이 두 개인 각룡의 학명 이야기


유명한 고생물학자였던 Othniel C. Marsh는 그가 발견한 수많은 화석들 중 눈덩이 위의 커다란 뿔 한 쌍, 콧등의 둥근 기부가 발달한 각룡의 두개골에 대해 기술하다가 이를 마무리짓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연구를 이어받은 John B. Hatcher는 발진티푸스로 이른 나이에 사망하고, 결국 Richard S. Lull이 이 각룡에 디케라톱스 Diceratops 란 학명을 붙여 발표했다.

디케라톱스는 한동안 트리케라톱스 Triceratops 의 변이에 불과하다고 생각되었다가 비교적 최근에야 두개골에서 나타나는 여러 특징이 인정되어 다시 디케라톱스라는 별개의 속으로 인정받았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큰 문제를 발견했다. 각룡 디케라톱스가 명명되기 몇십 년 전에 이미 벌목의 한 곤충이 디케라톱스라는 속명을 부여받았던 것이다. 학명에는 선취권 우선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2008년 Octavio Mateus가 이 각룡의 학명을 쿨쉭하게 디케라투스 Diceratus 로 수정했다.

이번엔 엉뚱한 데서 문제가 발생했다. 2007년 A. S. Ukrainsky가 디케라톱스를 네도케라톱스 Nedoceratops 로 수정한다는 학술지를 이미 발표했으니 선취권 우선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이 각룡의 학명은 현재 네도케라톱스인 상태. 범람하는 학술지 속에서 학명을 부여하거나 수정하는 것, 어느 하나 쉽지 않은 모양이다. 고생물학자, 힘내라 초 힘내라!!!



참고문헌

- http://en.wikipedia.org/wiki/Nedoceratops
- Ukrainsky, A.S. (2009). "Sinonimiya rodov Nedoceratops Ukrainsky, 2007 I Diceratus Mateus, 2008 (Reptilia: Ornithischia: Ceratopsidae) [Synonymy of the Genera Nedoceratops Ukrainsky, 2007 and Diceratus Mateus, 2008 (Reptilia: Ornithischia: Ceratopidae)]." Paleontologicheskii zhurnal, 2009(1): 108.

- 첫 번째 그림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30744627@N05/288617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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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iceratops"야 네가 고생이 많구나 2009/11/03 11:19 #

    뿔이 두 개인 각룡의 학명 이야기 by 보름달님(출처 : http://scienceblogs.com/tetrapodzoology/Nedoceratops_nicked_from_Dinochick.jpg)본래 학명은 새로운 연구 결과에 의해 재명명되기도 하고 기존의 것에 합쳐지기도 합니다. 또한, 아직 자료가 부족한 이름 - 소위 의문명(nomia dubia) - 은 새로운 연구에 의해 nomen dubium이란 딱지를 떼기도 합니다. 또한...... more

덧글

  • Allenait 2009/11/03 01:41 # 답글

    이 와중에 치이는 건 공룡이군요(...)
  • 보름달 2009/11/03 12:40 #

    생명체는 너무나도 많고, 학명을 궁리해내는 사람의 창의력이 이를 따라잡질 못하고 있어요 ;ㅅ;
  • 원래부터 2009/11/03 08:14 # 답글

    하여간 이놈의 학명.... 고래를 도마뱀으로 만들질 않나....
  • 보름달 2009/11/03 12:41 #

    어떤 학명은 마치 화석을 보고 남긴 '한줄감상평'같은 느낌이죠 ㅋ_ㅋ
  • 꼬깔 2009/11/03 09:31 # 답글

    그랬군요? 전 아직도 디케라투스라 생각했습니다. 보름달님께서 링크해주신 네도케라톱스 pdf 파일을 얼핏 봤는데 바빠서 확인을 못했답니다. 정리해서 트랙백해볼게요. 만약 유효하게 독립된 속이라면 Nedoceratops hatcheri가 맞는 듯싶습니다. 말씀처럼 선취권 우선의 원칙에 의한 것이겠지요. Nedoceratops는 많은 학자도 몰랐던 것 같은데요? ㅠ.ㅠ
  • 보름달 2009/11/03 12:38 #

    저도 트리케라톱스 포스팅을 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했어요.. 네도케라톱스? 처음 듣는 각룡인데.. 하고 내용을 읽어보니 어라??? 혼란스러워서 프릴이 막힌 각룡에 대한 내용은 통째로 날려버렸었지요 ㅜ_ㅜ
  • 카놀리니 2009/11/03 11:49 # 답글

    이미 2007년에 네도케라톱스라는 속명으로 불리도록 했다면 어쩔수는 없겠죠 그런데 공식적으로 알려진게 디케라투스가 먼저라고 본다면 디케라투스로 갈지도..........,
  • 꼬깔 2009/11/03 12:40 #

    공식적으로 Ukrainsky가 먼저기에 당연히 Nedoceratops로 가는 겁니다. ㅠ.ㅠ 단지 영미권 학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것 뿐입니다. 분명한 것은 2008년까지는 영미 학자 아무도 몰랐던 것 같습니다. Holtz의 공룡 업데이트 목록에도 디케라투스만 나오니 말입니다.
  • 보름달 2009/11/03 12:44 #

    영미권 학술지에 오르지 않는 것들은 의외로 별 관심을 못받는 경우가 많나봐요.. 일례로 최근에 발견된 시노티란누스는 제가 풀텍스트 파일에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인데, 중국 학술지에 실려서 그런지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지도 않고 이렇다할 기사화조차 되지 않았었죠 ;;
  • 꼬깔 2009/11/03 12:55 #

    그런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Sinotyrannus에 관한 논문을 아는 분께 부탁드렸었는데 못 구했거든요. 시노티란누스는 정말 알려지지 않았네요. 그렇게 큰 티라노사우로이드가 발견되었는데도 말입니다.

    분위기상 상당수의 카스모사우린(케라톱신)이 트리케라톱스로 합쳐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토로사우루스에 에오트리케라톱스, 그리고 이 녀석까지 들어간다면 흠...
  • 보름달 2009/11/03 13:02 #

    시노티란누스 논문은 http://www.gbc.ac.cn/ch/reader/create_pdf.aspx?file_no=20091001&flag=1&journal_id=gbc 에 무료 PDF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아직 보내주신 알로사우로이드 논문도 꼼꼼히 안 봐서.. 이건 훑어볼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만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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